주하나 JU HANA
채우기 위해 치열했던 그 시간들은 나를 더욱 궁핍하게 만들었다. 실체 없는 엄중한 잣대는 나를 재단했고 그 잣대는 더 엄중하게 타인에게로 향하고 있었다.
나의 가치를, 존재를 타인에게서 찾으려 했고 갈구했다. 자신을 속이고 세뇌시키며 점점 더 껍데기뿐인 존재가 되어갔다.
나는 나에게서 점점 소외되어 갔다.
- 주하나 -
개인전
2020 갤러리 마롱 초대전 <그런 줄 알았다>
2019 갤러리 마롱 초대전 <Rendezvous M : Be not seen>
2018 인사아트플라자갤러리 공모 당선작가 초대 개인전
2017 갤러리A 초대전 <Rendezvous>
그룹전
2019 주하나&임정아 2인전 - Self Portraits / 갤러리 마롱
2018 서울아트쇼 2018 / 코엑스
2018 울산 MBC 주최 아트울산 2018 <Change & Innovation>
2018 갤러리A 개관 7주년 기념 초대전
2018 갤러리COSO 기획전 : 인간과 존재 사이
2018 갤러리A 기획 봄맞이展
2018 인사아트플라자갤러리 공모당선 작가전 ON展
2018 10th Good Morning 새 아침展 / 금보성아트센터
2018 인사아트플라자갤러리 연말 감사전 <Rooting for you>
2017 갤러리A 팝업전 3부
2017 갤러리A 팝업전 2부
2017 주하나&홍지민 2인展 / 갤러리 아리수 <Look For - The First Step>
독백 : 날것의 나를 만나는 방식 (부분 발췌)
홍경한 (미술평론가)
우린 저마다의 삶의 환경이나 개인적 스토리, 처해진 상황과 사건 앞에서 심리적, 외면적, 관계적 이면을 유지하며 살아간다. 사회적 존재로서의 나와 진실한 존재로서의 나는 일정한 거리감을 지니고, 타인의 시선에 자신의 정체성 혹은 자아를 억제한 채 보이는 것/ 보여질 것에 초점을 둔 ‘상징’과 ‘기호’에 길들여진 삶을 산다. 어찌 보면 ‘화장’(化粧)도 그 상징과 기호 중 하나이다.
작가 주하나의 작품 속 주인공은 ‘화장하는 여인’이다. 여기서 여인은 일차적으론 작가 자신을 지정하고 있으나 사실상 주체성을 상실한 모든 이들을 대입해도 큰 무리는 없다. 왜냐하면 화장은 보편적 당대 미적 기준을 암시하면서 스스로를 감추며 타인에게 인정받기 위한 ‘수정된 자신’이자, 외적 드러남을 인위적으로 조성하기 위한 도구로서도 기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의 그림 속에서 화장하는 여인들은 화장이라는 꾸밈을 통해 표정을 은폐하며 마음을 위장한다. 만남/관계를 앞두고 제의처럼 진행되는 과정을 통해 내가 아닌 상대를 향한 상징을 끝없이 재생산하는 여성을 보여준다.
물론 그의 그림에는 실존은 타인에 의해 가능함을 이해하면서도 때론 그것이 실존을 지배하는 경향에조차 저항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무게가 더 크다. 사회적 계약의 주체인 개인이 정작 주체양도라는 비의도적 양태에서 언제나 자유롭지 못하는 오늘을 가리키는 것이라 해도 무리는 없다.
따라서 이 여성들은 단순한 조형을 넘어 무기력한 인간, 결핍 혹은 거세당한 존재를 드러내는 부호에 해당된다. 작가 개인에겐 스스로조차 실재인 냥 인지되고 인식된다고 착각하는 정직한 독백이면서 현실과의 괴리를 인정하는 미적 고백이다. 특히 타인의 지배로부터의 해방과 그들로부터의 진정한 독립은 그의 그림을 관통하는 주요 키워드다.
(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