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구 개인전 <대칭연구>
2024.10.23 - 11.3
자연 질서의 대칭과 인간 질서의 대칭, 이 두 대칭 사이에도 또한 대칭이 성립하며, 바로 이 대칭의 대칭, 또는 “메타 대칭”이 저의 흥미의 대상이 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대칭 연구라는 제목은 일차적으로는 위에서 논한 대칭 개념을 다양한 방식으로 시각화 해보고 싶다는 전시의 목표를 뜻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학문과 예술, 자연과 인문 사이의 대칭 관계를 탐색해보고 싶다는 바램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여기에는 제 전공 배경과 무관한 새로운 분야의 경계에서 느끼는 저의 호기심과 불안감이 투영되어 있습니다.『논어(論語)』의 유명한 구절인 “시례야(是禮也, 팔일편 15)”는 “예(禮)가 무엇인지 묻는 행위 자체가 바로 예”라는 주장을 통해, 예(禮)를 정적인 격식에서 동적인 가치 추구 행위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교훈이 진리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과학적 탐구가 정적인 진리를 쌓아 올리는 반면, 예술의 진리는 질문 그 자체의 역동성에 있지 않나 하는 것이 저의 어렴풋한 예술관입니다. 제가 연마해온 과학적 진리의 뼈대 위에 생동하는 질문을 채우고 싶다는 바램을 담아, 어색함을 무릅쓰고 학술지가 아닌 전시장을 빌려 저의 질문들을 표현하는 기회를 이번 기회에 가져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