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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주 개인전 <작은 은하>

작은 은하

by 박희주

2019. 12.9 - 12.15


하늘에 떠 있는 별은 아득한 과거다. 우리는 별들의 어제를 바라보며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매일가는 산책길에서 시시때때로 달라지는 조명과 날씨와 소리를 받아들이면서 문득, 정지한 채로 서 있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 찰나가 마치 정처없이 떠도는 별과 같다고 느꼈다.

나는, 그리고 우리는 어디서왔을까. 별의 집합체를 은하라고 부른다면 내가 만든 마을의 이미지는 과거의 장소들을 불러모은 ‘기억의 은하’이다.

가장 안전하다고 느끼는 은신처로 돌아오면 마음이 놓임과 동시에 피로감을 느낄때가 있다. 집은 도피처이자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양가적 감정을 가지게 하는 공간이다. 누군가가 지난간 길, 골목, 담벼락은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고 지속되었다가 또 사라진다. 나는 간혹 불특정 공간에서 비슷했던 장소에서의 경험을 떠올리곤 한다. 숙지감정으로 무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다가 어떤 촉발로 인해 기억들은 튀어 오른다. 재인(recognition)의 과정을 이끌어내고자 표현된 장소들은 나의 기억에 의한 공간이지만, 그 기록을 공유할 때가 작업의 시작점이다. 마을 곳곳 일상에서 얻은 기억의 모양들을 바라보며 나와 이어져 있는 우리들의 시간을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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