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록 <Recorded Greats>
2022.10.26.-11.6
현실과 가상을 구별하기 힘든 이 느낌을 기록하듯 작업을 진행하였다.
이번 작업을 하면서 이전 한국 전통 초상화와 함께 오래된 흑백 초상 사진들을 보면서 연구하고 참고하였다. 전신사조(傳神寫照 : 인물의 정신세계까지 느껴지도록 생동감 있게 그려진 인물화)와 흑백 사진의 오래되고 빛바랜 느낌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실존하는 존재와 가상의 존재를 구별하기 힘든 혼란스러운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다.
하여 마블 영화 캐릭터 사진을 가지고 실존하는 사람을 보며 그림을 그리지 않고, 실제 핫토이를 직접 촬영하여 실존하지 않는 가상의 존재이지만 마치 ‘실존하는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존재를 그려 이게 실존하는 존재인지, 아니면 실존하지 않는 캐릭터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였다.
그리고 빛 바랜 흑백사진과 같은 느낌을 통해 ‘지나간 과거가 될 빛바랜 영웅’을 보여주려 하였다.
세상은 영웅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이 든다. 왜 영웅이 필요한지도 명확하게 알지 못하면서 대중 매체에서 보여지는 단편적인 이미지와 사람들의 머릿속에 자리잡은 영웅에 대한 ‘단편적인 영웅에 대한 환상’이 잘 결합하여 매번 새로운 영웅을 탄생시키고 누군가는 빌런을 만든다. 영웅과 빌런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영웅이 되면 늘 누군가가 기대하는 영웅의 이미지에 맞추어 자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원하는 이미지에 꼭 맞추어야만 한다. 빌런도 그 빌런 이미지에 맞추어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는 이미지에 꼭 맞추어야만 한다. 사람들이 원하고 생각하는 이미지에 맞게. 그 맞추기 어려운 기대감을 꼭 충족시켜주어야만 한다. 그 기대감을 충족시켜 정의감을 “정신적 자위행위”를 한다. 실존하지도 않는 가상의 만화 캐릭터를 연기한 배역에 대입하여.
-작가 노트 중 일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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