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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유미 < 對我 >

차유미 < 對我 >

2022.12.14 - 12.18​

급하고 미숙하게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

막연하게 20대가 끝나기 전에 개인전을 개최해 보겠다는 욕심 때문이었다.

20대가 끝난다는 게 뭐 그리 대수라고... 미련하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이상이라는 것을 좇는다. 이상이 있기에 인간은 삶의 원동력을 얻고 인간사회에 크고 작은 기여를 하게 됨에 따라 사회가 유지되도록 한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몇몇 타인의 호화롭거나 명예로운 모습들이 너무나도 쉽게 노출이 되고 그것이 자연스럽게 이상의 정도에 간섭하게 되었다. 접하게 되는 정보들을 토대로 절대적인 상위의 증가 폭 보다 상대적인 상위의 증가 폭이 월등히 커지다 보니 평범한 것이 열등하다고 느껴지게 된 것이다. 실제로는 주변에 있지도 않은 누군가의 소위 ‘성공스토리’를 너무도 쉽게 접하다 보니 나의 노력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고 꿈의 기준이 올라가다 보니 꿈을 이룬다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운 행위가 되어버린 것처럼 되었다.

나 역시도 지금 이 전시를 준비하는 순간까지 그랬다. 이제 더이상 그러지 않으려고 한다. 주변으로 시선을 돌리기보단 나 자신을 이해하고 관철하고 싶다. 누구는 이런 걸 했다더라, 얼마를 벌었다더라, 얼마나 인맥이 많다더라... 아무짝에 쓸모없다. 나라는 인간이 하고자 하는 것, 벌 수 있는 만큼, 사람을 사귈 수 있는 만큼, 그 정도를 이뤄내는게 먼저다. 나를 좀 더 알아야겠다.

나는 뱁새다. 황새를 좇다 가랑이가 찢어진 뱁새.

아마 30대는 젖어진 가랑이를 아물게 하며 보낼 것이다. 그래도 값진 경험이라 생각하려 한다. 찢어져 본 적이 없으면 이 아픔도 영영 알 수가 없다.

2022.10.29 유미편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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