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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희 <온화한 환희의 시간>


환희 <온화한 환희의 시간> ​​ 2023.8.30 - 9.10 ● 어머니의 사랑 - 온화한 환희의 시간 최현준, 디렉터, 갤러리 마롱 ▶ 따뜻할 온 (溫), 꽃 화 (花) 매해 11월 즈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무더위와 장마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겨울이 오려나 싶을 때, 어김없이 침대 위에 있던 얇은 이불은 폭신한 솜이불로 바뀌어 있다. ▶ 쌓을 온 (蘊), 꽃 화 (花) 동양화를 전공한 환희 작가는 목화솜을 켜켜이 쌓아 올린다는 점에서 쌓은 꽃(蘊花)이라는 뜻을 포함하기도 하였으나, 그렇게 밥그릇 안에 수북하게 쌓아 올려진 목화를 가만히 보고, 매일 아침 배부르다는 가족들의 말은 듣지 못한 척, 밥 한 주걱이라도 더 담아 내어주시던 어머니의 정 넘치는 고봉밥이 떠오른다. 환희 작가는 “온화는 어머니의 사랑이다”라고 한다. 그것이 이불이든, 밥이든, 방식을 떠나 어머니의 사랑은 계절을 불문하고 항상 따뜻한 것임이 분명하다. 친구, 남녀, 부부간에 사랑이 존재하고, 그것은 분명 크고 값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하나 감히 어머니의 사랑을 넘어설 수 있는 것은 없다고들 한다. 아마도 '어머니'로부터의 '사랑'은 많은 사람이 공통으로 느끼는 감정일 것이며, 자식에게 바라는 것 하나 없이 베풀기만 하는, 일방적인 어머니의 사랑은 다른 관계에서의 그것과는 다른 차원의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환희 작가의 2018년 마지막 개인전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개인전이다. 그동안 가정을 꾸리고, 배우자와 아이를 챙긴다는 이유로 본인의 활동은 기약 없이 미루기만 했다. 이번 개인전 '온화한 환희의 시간'에서 선보일 환희 작가의 작품 속 그릇에 쌓인 목화솜은 2018년 개인전에서의 그림과는 분명 다르다. 풍성해졌고, 세밀해졌고, 정성이 배가되었다. 작품 표면적으로 한지에 채색으로 작업한 기존 전통적 한국화에서 캔버스에 아크릴을 사용한 서양화풍으로 전환했다는 기술적인 점도 분명 있다. 그러나 내적인 의미에서 그동안의 작품 속 목화솜은 수십 년간 받아왔던 그녀 어머니의 모성애를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을 담은 것이었고, 새로운 작품 속 목화솜은 어느덧 두 아이의 엄마로서 그 조건 없는 사랑을 다시 물려주고자 하는 어머니로서의 의지가 투영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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