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작가: 기미노
전시기간: 2019.4.4 - 4.15
교육
지독하게 화창한 날이었다.
어느덧 교문 앞에 선 나는 선생님 앞에서 자랑스럽게 외쳤다.
“때려잡자 공산당! 미친개는 몽둥이로!”
그것은 국민학교 5학년의 본분이었으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긍심이었다.
배신
중학생 시절 아버지의 부도로 우리가족은 파산지경이 되었다.
아버지는 줄곧 나라의 발전을 위해 일 해왔는데...
왜 이 나라는 우리에게 이런 시련을 주는 걸까...
어느 나른한 봄날, 버스에 앉아 마른하늘을 바라보며 아무 생각 없이 정류장을 지나친다.
나는 이 나라가 싫다.
이탈
왜 어른들이 TV를 ‘바보상자’라고 하셨는지 알게 된 것은 그리 오래지 않다.
오늘도 세상은 ‘진실’이라는 미명하에 끊임없이 ‘거짓’을 생산하고 있다.
세상은 크게 두 가지 부류로 나뉜다.
‘조종하는 자’와 ‘조종당하는 자’
우수한(?) 교육을 마친 나는 다른 부류로 살길 결심한다.
‘조종당하지 않으려하는 자’
나는 바보상자를 비집고 탈출을 결심한다.
모순
‘나 또한 또 다른 조종자가 되려하는 것은 아닐까?’에 대한 물음이 여전하다.
따지고 보면, ‘어떻게 속아 넘어가게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노력일 뿐이다.
나 또한 정해진 답에 따른 충실한 ‘Faker’역할을 하고 있지 않은가...
단언컨대, 진실은 없다.
목표
나는 인식되어버린 정의에 대한 역설(Paradox)을 좋아한다.
이를 풍자(諷刺)라 일컫기도 한다.
나의 목표는 ‘피식’이다.
내 그림을 보고 ‘피식’웃으면 그만이다.
그 웃음의 순간만큼은 진실이리라...
- 기미노 작가노트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