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 민율, 이예림 3인전 <을삼의조 Vol.6>
2025.12.10-12.21
갤러리마롱의 2025년 마지막 기획전 <을삼의조 Vol.6>는 서로 다른 감정과 풍경을 지닌 세가지 세계가 한 곳에 모였을 때 만들어지는 조화의 순간을 보여준다. “김현주, 민율, 이예림 세 작가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바라보며, 결국 하나의 흐름처럼 어우러져, 우리에게 닿는 감정을 함께 만들어낸다.”
김현주 작가의 작업은 복숭아 향이 흐르는 낙원의 풍경을 통해 현실의 무게로부터 벗어난 가상의 쉼터를 제시한다. 구름과 식물 등이 뒤섞인 황홀한 세계는 관람자를 달콤한 몽상으로 이끈다. 그녀의 이상향은 잠시라도 머무르면 마음이 환기되는 ‘또 하나의 가능성’으로 제안된다.
민율 작가의 작업은 풍요로움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현대인의 외로움에 대해 묻는다. 나무숲 위에 작은 의자를 얹어 놓는 작가의 행위는 ‘잠시 쉬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보라.’는 조용한 초대다. 스스로를 들여다볼 시간이 사라진 시대에, 다시 자기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최소한의 마음의 공간을 마련한다.
이예림 작가의 작업은 외로운 사람들을 내려다보는 건물의 시선에서 출발한다. 뉴욕, 상하이, 방콕, 서울을 거치며 기록된 그녀의 건물들은 견고하지만 부드럽고, 직선적이지만 유기적인 선들로 엮여 있다. 도시를 지탱해온 이 구조물들은 결국 우리의 감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단단한 외면 아래 숨겨진 복잡한 내면을 닮아 있기 때문이다.
세 작가의 세계는 파라다이스, 나무숲, 도시라는 서로 다른 공간에서 출발하지만, 결국 ‘사람이 머무는 자리’를 향해 모인다. 이 전시는 어쩌면 관람자에게도 작은 조율의 순간을 선물할 것이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마음을 내려놓고, 자신과 다시 연결될 수 있는 시간. 《을삼의조》는 그러한 여백 속에서 완성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