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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욱재 개인전 <숲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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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2.25-3.1

 맹욱재의 작업은 인간 중심적 사고의 견고한 벽을 허물고, 그 틈새로 자연의 본질적 생명력을 채워 넣는 과정이다. ‘백색 숲’, ‘비밀의 숲’, ‘몽중림’으로 이어지는 그의 연작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물리적 숲을 너머, 인간과 자연이 수평적 위계로 공존하는 이상적 공간을 상정해 왔다. 그 안에서 동물의 형상들은 무표정한 얼굴로 우리를 응시하며 생명의 권리와 평등에 대해 침묵의 질문을 던져왔다.


그러나 이번 전시 <숲의 기억>은 작가에게 가장 친밀했던 실재적 공간의 소멸로부터 출발한다. 작업실 창 너머 위안과 영감을 주던 작은 숲이 인간의 편의를 위한 개발이라는 명목 아래 지워졌다. 수천 그루의 나무가 쓰러진 자리에는 새들의 지저귐 대신 기계의 굉음이 들어섰고, 고라니의 수줍은 발자국 위에는 인공적인 캠핑장이 덧씌워졌다.


작가는 이 파괴의 현장을 목격하며, 그간 탐구해온 '공존'이 얼마나 취약한 토대 위에 있었는지를 절감한다. 이제 그의 작업은 단순히 숲의 아름다움을 예찬하는 단계를 넘어 사라진 존재들의 부재를 증명하는 아카이빙(Archiving)으로 확장된다. 흙으로 빚어진 오브제들은 숲이 가졌던 마지막 생명력을 박제한 유물이자, 인간의 욕망이 외면한 생태적 정의를 향한 처절한 증언이다.


전시장에 놓인 조형물들은 관람객에게 묻는다. 우리가 누리는 '휴식'과 '개발'의 이면에 얼마나 많은 생명의 기억이 매몰되어 있는가를. 맹욱재는 숲이 사라진 자리에 남겨진 잔상들을 모아, 비워진 공간을 기억의 온기로 다시 채우고자 한다. 이것은 사라진 숲에 바치는 위로임과 동시에, 우리 곁의 남겨진 숲들을 지키기 위한 각성이다.

갤러리 마롱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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