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아 개인전<모두 행복해져라, 호이! part 2>
2025.2.19 - 2.23
“뭘 그렇게 꾸물대니?”길모퉁이 담 밑 얇게 덮인 딱딱한 흙 속에서 뽀드득 소리가 들립니다.주춤거리는 겨울에게 이제 막 수줍게 모습을 드러낸 새싹이 재촉합니다.“벌써 그리 되었나?” 멋쩍게 머리를 긁적이며 사방을 둘러봅니다.우선 담벼락을 데워주는 한낮의 햇빛이 달라졌습니다. 빛이 들어오는 길목을 더 이상 찬 기운이 막아서지 않습니다. 빛이 머물면 어느새 따스함 가득합니다. 노란 병아리 마냥 눈부신 햇살을 핑계 삼아 슬며시 눈을 감고 낮잠을 청하고 싶습니다. 검은빛으로 앙상했던 나뭇가지에는 뾰족한 새순이 올라왔습니다. 누구든 조금만 세심하게 주변을 둘러보면 이름 모를 작은 풀꽃들이 봄을 맞이할 채비를 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얼마 남지 않은 2월, 마저 보내게 되면 더 이상 아니라 말할 수 없겠지요.
“새 봄이 왔습니다!”
정완영 선생님의 시 “분이네 살구나무”를 2025년 봄 선물로 드리고 싶습니다.
동네서 젤 작은 집
분이네 오막살이
동네서 젤 큰 나무
분이네 살구나무
밤 사이
활짝 펴올라
대궐보다 덩그렇다
호이의 이웃인 꼬꼬네 뒷마당 살구나무도 곧 분홍색 꽃을 한가득 피울 테지요.
“모두 행복해져라, 호이!”
-2025년의 봄이 오는 길목에서 작가 이경아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