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
- gallerymarron
- 2018년 6월 6일
- 2분 분량
2018.6.6-6.12
임서진 나는 종이보다 포슬린 타일에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한다. 포슬린 타일은 실수하면 닦아 낼 수 있어 심리적으로 편안하고 페인팅과 가마에 굽는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면서 은은하게 그림이 쌓아지는 과정을 볼 수 있어 좋다. 10년 전, 나는 포슬린 아트에 대한 갈망으로 독일로 향했다. 그곳에서 우연히 들린 작은 서점에서 마더데레사 사진집 한 권을 발견하였다. 인도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헌신하는 수녀님의 모습이 상세하게 담긴 사진들을 보며 마음이 숙연해졌다. 어린 시절부터 내 마음속에 좋은 느낌으로 기억되어 저 있던 데레사 수녀님. 그녀의 삶이 궁금해져 '마더데레사'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믿음과 성품, 따뜻한 유머감각, 여러 협력자들이 함께 봉사하는 선교회의 기록들을 통한 수녀님의 삶은 '나도 이 세상에 도움이 되고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지.'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데레사 수녀님의 세상에 대한 사랑과 헌신이 내가 그리는 그림에서도 느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하느님께 나를 아름답게 써 달라고 기도하면서 그리는 매 순간이 행복했다. “서로를 보며 웃으세요. 가족들에게 시간을 내 주세요. 서로를 향해 미소를 지으세요” 데레사 수녀님은 위대한 사랑으로 작은 일들을 할 때 우리가 얼마나 행복할 수 있는지 알려주고 싶어 했다. 나의 작은 전시도 서로에게 치유가 되고 보는 이들에게 행복을 전할 수 있는 작은 일이 되길 희망한다.
이현경
어린 시절 자주 했던 조부모와의 산행은 다소 험난했지만 즐거웠던 기억으로 남아 지금까지도 나에게 좋은 영향을미치고 있다. 나는 작업 중 슬럼프에 빠지거나 머리가 복잡한 날이면 산을 찾곤 한다. 산의 시원하고 청량한 공기가 내 안으로 깊숙이 들어오면 머릿속부터 부유하던 수많은 생각들이 그 순간만큼은 사라져 버린다. 산의 존재는 그 자체만으로도 조부모의 품같이 따뜻하고 조건 없는 사랑을 주는 대상이고, 어느 누구보다 나에게 위안과 힘을 주는 존재였다.
혼자 가더라도 혼자가 아니고,
언제나 묵묵히 그 자리에서 나를 기다려
묵언 속에 수많은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보내 주는 곳
이번 전시는 자연스럽고 투박한 재료를 기교 없이 재료 고유의 질감을 이용하여 꾸밈없는 산의 이미지를 표현했다. 산에서 느껴지는 최소한의 색감만을 사용하여 시각적 피로감을 줄여주고 산, 나무, 구름, 식물들의 상징적 형태를 선과 면을 조합으로 표현함으로써 단순한 아름다움이 주는 편안함을 만들어 내려고 했다.
바쁜 생활 속에 전시장을 찾은 고마운 이들에게 나의 작품으로 인해 조금이나마 치유의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