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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정 개인전 <선정전>


희극의 핵심은 반복이다.

해는 다시 뜨고 계절은 다시 오고 죽음은 다시 인간을 부른다.

생식 역시 도처에서 계속되어 부모를 닮은 새끼가 태어나고

새끼는 또 새끼를 낳는다.

“부풀고 꺼지고 되풀이하면서”

부질없는 희망이 대물림되고, 욕망이 대물림되고, 빈부가 대물림된다.

비극은 반복됨으로써 완성된다.

무언가 만든다는 행위 역시 계속된다.

“나는 왕이다. 내가 창조자다. 모든 사소한 결정도 바로 나에게로부터 나온다. 미묘한 색의 변환, 사각형의 위치, 회색의 깊이, 모두 다.”

어떻게든 하나의 이미지가 완성된다. 곧 자신을 괴롭히는 지난한 과정의 복제를 시작한다.

창조의 한없는 자유를 만끽한 후, 그 과정을 복기하며 미련스럽고 지루하게 신물을 삼키며.

“나는 복종한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나는 주어진 복제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결과는 완벽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어쩔 수 없다.”

“Perhaps

I am doomed to retrace my steps under the illusion that I am exploring,

doomed to try and learn what I should simply recognize,

learning a mere fraction of what I have forgotten.“

희극의 핵심은 반복이다.

비극은 반복됨으로써 완성된다.

선정전 2018은 복제된 이미지들을 중심으로 거울, 휴지, 짐볼과 스타킹 등 익숙한 친구들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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