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서 개인전 <파편화된 풍경>


파편화된 풍경(Fragmented scene)

오늘날의 현대사회에서 파편화 (Fragmentation) 라는 개념은 통일성, 전체성(totality), 또는 통합주의와 대립되는 것으로 지역주의, 분리주의, 공간적 팽창, 이질성 등을 지향하는 현대사회의 포괄적인 양상을 표현하는 사회, 경제적 용어이다.

미국 벤처기업가 출신 스티브 사마티노는 그의 경제저서 [위대한 해체]에서 산업사회가 디지털 사회로 변화함에 따라 모든 구조와 지형이 해체되고 파편화되어 큰 규모의 기업보다는 작은 규모와 단위의 사람이 중요해지고 물리적인 물질의 소유보다는 접근과 경험이 더 중요해지기 때문에 미래사회는 더 평등하고 인간적인 사회로 이행되고 있다고 저술하고 있다. 현대인들의 삶을 디지털 노마드(nomad), 즉 유목민에 비유하는 것도 이와 일맥상통하는 개념이다. 이것은 경제면에서의 패러다임과 구조 변화를 얘기하는 책이지만 이러한 해체성의 개념은 현대사회 모든 분야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시각적이고 철학적인 지점에서 해체성의 개념에 접근하였다. 우리를 둘러싼 견고한 공간이나 사물이 온전한 모습이 아니라 파편화된 순간 또는 합성된 각기 다른 공간을 묘사한 작품들인데 혼란하고 뒤섞인 불완전한 공간은 보기에 다소 불편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완벽함에 대한 욕망을 해체하고 일종의 해탈감과 묘한 심미성을 느끼게 한다.

인간은 무질서에 질서를 부여하고 통합하고 완벽하고 이상적인 상태를 욕망한다. 인간이 만든 인공생태계에서 완전무결하고 정돈된 것은 곧 아름다움이고 권력이다. 그러나 욕망은 늘 생성과 소멸과 결핍을 동반한다. 아름다운 공간과 사물은 영원할 수 없다. 끊임없이 해체되고 다시 만들어지며 완성된 상태에서 떨어져 나온 무질서하고 흐트러지고 정돈되지 않은 덩어리인 파편들도 늘 공간 어딘가에 존재한다. 우리는 결핍을 채우고 욕망의 완전한 충족을 위해 계속해서 앞으로 달려가지만 그 끝은 꿈꾸는 아름다운 파라다이스와는 다른 세계일지도 모른다.

내가 그리는 풍경은 현대인의 욕망이 만들어내는 인공적인 자연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