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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하나 개인전 <Rendezvous M : Be not seen>


전시일자: 2019. 1.3 - 1.20

전시작가: 주하나

‘그들에게 나는 어떤 존재로 인식되고 있을까?’ 지금까지의 인생을 통틀어 가장 큰 관심사였고 삶을 지탱하는 모티브였다.

그들은 나를 제외한 모두였다. 그 모두에게 인정받기를 원했다.

그저 찰나의 관계일지라도. 그런 무의미한 시간 속에서 나는 허울에 집착하고 그것을 전부로 삼았다.

나를 포장하는 데에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았다. 말 그대로 의미가 없었다.

보이기 위한 정신으로 위장하고 언어를 치장하고 지식에 거품을 얹었다.

진정한 삶도, 진정한 관계도 점점 나에게서는 멀어져 가고 있었다.

외로움과 허기만이 깊어갈 뿐이었다.

그 무의미함을, 그 허기진 시간을 유의미함과 충만함으로 채우기 위해 캔버스 위에 나의 모습을 그리기 시작했다.

머릿속에 가득한 나라는 사람에 대한 고찰을 가시화하여 직접 대면하고 받아들이기 위한 행위. 그 연속적 행위와 가시화된 내면을 보면서 계속되는 의문과 허기짐이 느껴졌다.

캔버스 안에서만큼은 그토록 배제하고자 했던 타인의 시선에서 진정으로 해방되었을까?

갖가지 색채로 채워진 캔버스 위의 나를 보며 아직도 다 내지 못한 용기와 마주했다.

나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했던 수많은 미사여구를 빼기로 했다.

치장과 거품을 걷어낸 나를, 그저 그 자체의 나를, 날것의 나를 만나기 위해 색채를 뺀 나를 캔버스 위에 올렸다.

그 일련의 과정을 통해 더 깊숙한 곳에 있던 나를, 외면했던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려 한다. 받아들이려 한다.

그 시선이 타인에게도 향할 때 잣대를 버리고, 있는 그대로 그들을 수용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주하나 작가노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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