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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나 개인전 <ROMI>


정혜나 개인전 <ROMI>

사람들은 저마다 일상에서 무언가를 원하기도 하고 찾기도 하며 우연히 만나기도 한다.

'그것'이 어떤 존재이든 그들은 끊임없이 찾아 헤맨다.

수 많은 추측과 무성한 소문 속에서 '그것'은 '로미' 라는 특정 이름을 가지게 된다. 사람들에게 로미는 그들의 바램이며 소원이다. 그 소원과 바램은 그들 스스로를 괴롭히기까지 하지만 사람들은 몸바쳐 죽도록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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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거북이 또는 오래 사는 나무 보다 지구에 머무는 시간이 짧다.

할아버지는 82년을 지구에 머물다가 사라지셨다.

염사에 의해 할아버지의 몸은 이리저리 놓여진다.

약간 축축하고 잘려나간 나무토막같이.

할아버지는 자신의 몸, 머리카락 한 올도 챙기지도 못한 채 그대로 두고 어디론가 가셨다. 물론 자신이 아끼던 돋보기와 틀니 마저 여기에 두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그것들은 진짜 우리들의 것인가?

그런데 왜 이렇게 사람들은 천만년 살 것처럼

쌓고 또 쌓고, 원하고 또 원하고.

지구여행,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 죽도록 힘겹게 말고

그냥 즐겁게 삽시다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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