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종현 개인전 <선(線)으로 견딘 하루>
- gallerymarron
- 8월 6일
- 1분 분량
서종현 개인전 <선(線)으로 견딘 하루>
2025.8.6-8.10
이 전시는 하루하루를 살아내는 인간 존재의 내면과 고통, 그리고 그 무게를 담아낸 선의 기록이다. 전통 한국화의 공필 기법을 바탕으로, 정제된 선묘를 통해 인물의 표정과 자세를 섬세하게 포착한다. 그러나 그 형상은 단순한 재현이 아닌, 사라짐과 소멸, 고통과 고요를 전제로 한 초상들이다.
공필에서의 선은 감정의 흔적이자, 무너지지 않기 위해 버티는 흔들림 없는 태도이기도 하다. 선의 미학을 통해 언어로 표현되지 않는 피로, 외로움, 체념을 시각화한다. 인물의 얼굴은 특정한 존재이자 동시에 익명적인 ‘무無의 형상’으로, 모두가 견뎌온 하루의 무게를 비춘다.
선은 살아있음의 가장 얇은 증거이며, 동시에 무로 향하는 흔적이다. 고요하지만 단단한 선들을 통해, 존재의 허무와 내면의 버팀을 함께 그려낸다. 작품 속 정제된 아름다움 안에서, 우리는 익숙하지만 낯선 스러지는 얼굴들, 그리고 그들이 견딘 하루를 마주하게 된다.

